황홀한 전락 - 3부
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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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5 13:24
경철이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뻗쳐 젖가슴을 주물럭거렸다.
“하여튼 유미 너, 보지 하난 명품이더라··· 하··· 놀랬다, 놀랬어. 엄청 쫄깃쫄깃한게 애 둘 낳은 여자라곤 믿기지가 않아. 처녀들도 그 정도는 아닐 거야.”
유미는 그저 망연해 경철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까지 온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은 것이었지만, 비디오 화면에 나오는 여자는 분명 얼굴은 같았지만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다.
“게다가, 야··· 니 젖통도 크고 탄탄한게 정말 멋져. 이 엉덩이는 또 어떻고···”
경철이 젖가슴을 주무르다가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잡으며 말했다.
“이젠 내꺼야, 넌··· 끽소리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알았지? 쓸데없는 짓 했다간 아예 끝장을 내줄 테니깐···”
경철이 몸을 일으키더니 옷걸이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양복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너 만나면 주려고 진작부터 준비했던 거야. 껴봐.”
그것은 다이아 반지였다.
다이아를 가져본 적은 없었지만 미란의 손가락에 영롱하게 박혀있던 것을 보았던지라 유미는 그것이 다이아몬드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미란이 자랑스럽게 보여주던 것보다 훨씬 컸다.
“이. 이게···”
유미는 경철을 쳐다보며 얼굴이 붉어졌다.
“별거 아냐. 너 줄려고 진작에 사놓았던 거야. 어디 껴봐.”
신통스럽게도 반지는 유미의 손가락에 맞춘 것처럼 딱 들어맞았다.
“딱 맞지?”
경철이 자랑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어떻게···?”
“사이즈를 어떻게 알았냐고? 하하하. 미란이를 통해서 알았지. 고년, 쪼고만 거 하나 해 줬더니 좋아 죽더구만.”
“그럼···”
“미란이 고년꺼 내가 해줬지... 니 손가락 사이즈 알아다 주는 조건으로.”
유미는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남편이 공무원인 주제에 다이아 반지라니.
어디서 났다는 말을 하지 않고 이리저리 둘러대기만 하던 미란이의 품새가 이상하긴 이상했었지만, 유미는 설마 경철이가 해준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너, 혹시···”
유미는 경철의 얼굴을 마주보며 눈빛으로 물었다.
“왜, 내가 미란이란 무슨 썸씽이라도 있었을까봐? 큭··· 웃기지좀 마라 야.”
경철이 헛웃음을 흘렸다.
“고런 돼지 같은 년을 누가 잡아 먹냐, 큭. 고런 년은 한 트럭 같다 줘도 싫다. 내가 무슨 여자에 환장한 놈이냐? 맘만 먹으면 여자는 쌔고 쌨다, 이년아.”
경철이 다가와 유미에게서 시트 자락을 벗겨냈다. 그러더니 뒤에서 안아왔다.
“적어도 너 정도는 되어야 사내가 모험을 걸 만하지. 안 그러냐?”
경철이 젖꼭지를 쥐고 가볍게 비틀었다.
유미는 얼굴이 달아오르며 수치심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 수치심보다 더 크고 강렬한 짜릿함이 젖꼭지 끝을 스쳐갔다.
“내 말만 잘 들으면 니 죽을 때까지 편하게 살게 해줄게. 나, 벌 만큼 벌어 놓았거든. 니만 잘 하면 니 뒤는 내가 책임진다.”
경철은 그러면서 그녀의 은밀한 곳으로 손길을 뻗쳐왔다.
“아, 아이···”
유미는 몸을 비틀어 보았으나 뒤에서 안은 채 뻗쳐오는 손길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나도 별별 여자 다 먹어 봤지만 유미 니 같은 년은 첨이다. 키도 별로 안 크면서 어쩌면 이렇게 글래머냐? 젖통도 크고 보지도 이쁘고··· 게다가 너, 뿅 가니까 싸기까지 하드라. 그런 여잔 정말 흔치 않은데···”
유미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정말이지 자신도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었다.
관계 중에 오줌이 터져 나오다니··· 하지만 결코 그건 오줌이 아니었다. 뭔가 다른 것이었다.
“그, 그만, 경철아···”
유미는 은밀한 곳을 파고드는 경철의 손을 애써 밀쳐내려고 몸을 비틀었다.
“야, 어차피 우린 갈 데까지 다 갔잖아. 새삼스레 무얼 그래.”
유미는 할 말이 없었다.
경철의 말마따나 이미 갈 데까지 가버린 사이였다.
본의였는지 아닌지 그런 걸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조금 전 화면 속의 여자를 본다면 누구라도 강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게 뻔했다.
“저··· 저거···”
유미는 얼굴을 붉히며 화면을 가리켰다.
화면 속의 여자는 이제 정신을 잃은 채 사지를 벌렁 드러낸 채 누워 있었다. 여자가 죽지 않았다는 것은 여자가 얕은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볼록거리는 가슴의 움직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유미는 다시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할 수 없는 수치감이 들었다.
“염려 마. 나만 가지고 있을 거니깐···”
경철이 어깨를 토닥거렸다.
“그, 그래도···”
“씨발년이 염려 말라니깐 그러네. 그니까 앞으로 말만 잘 들으란 말이야. 알았어?”
경철이 젖꼭지를 비틀었다.
“아, 아파!”
유미는 소리질렀다.
“넌 내꺼야. 니 보지도 물론이고··· 그동안 내가 널 얼마나 갖고 싶었는데··· 이제 소원 풀었으니까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 주는지 지켜만 봐라, 알았냐?”
경철이 양손으로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유미는 경철의 손길이 움직일 때마다 스멀스멀 사그러졌던 감촉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너, 내 말 안 들으면 저거 니 남편한테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니 애들 다니는 학교에도 수백 개 씩 확 뿌려 버릴 거야. 한다면 하는 내 성질, 알지...? 그치만 내 말만 잘 들으면 얼마든지 호강시켜 줄게. 귀부인처럼 살게 해줄게... 니 남편하고 이혼하란 소리도 아니야. 내가 니 보고 싶을 때 만나주기만 하면 돼. 알았지?”
유미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려들고 만 것이었지만, 되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어 있었다.
“누워 봐. 이제 본격적으로 한판 하자.”
“또···?”
유미는 더럭 겁이 났다.
시간이 많이 늦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스치자 당혹스러웠던 것이다.
“아직 열두 시도 안 됐는데 뭘 그러냐. 염려마라. 쫌 있다 집 앞까지 고이 모셔다 드릴 테니깐···”
경철이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
유미는 이제 경철의 손길이나 행동을 뿌리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어차피 엎질러져버린 물이었다.
게다가 경철이 선물해준 다이아 반지는 한 순간에 그녀의 마음에 경탄과 감사를 심어 주었다.
남편한테도 받아보지 못한 선물이었다.
결혼반지조차도 기껏 금 두 돈 짜리에 사파이어 조그만 알맹이 하나 박아 넣은 거 아니었던가.
말로만 듣던 다이아 반지를, 게다가 몇 캐럿은 족히 되어 보임직한 그런 반지를 자신의 손가락에 끼울 수 있다는 게 사실 믿어지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유미가 더 감동했던 것은...
자신에게 선물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몸에 지니고 다녔다는 경철의 말 때문이었다.
그 말 속에 깃들어 있는 경철의 사랑이 너무나 고마웠기 때문이었다.
“너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해라. 만날 때마다 한개씩 해줄 테니까. 글고··· 니네 스무평 산다며? 것두 전세로... 애가 둘인데 그걸로 되겠냐? 내가 사십 팔평 짜리 하나 사놓은 게 있는데 글루 옮겨라. 니 명의로 해줄 테니까. 알았지?”
유미는 망연해져 버렸다.
다이아 반지도 반지였지만 사십 팔평 짜리 아파트라니···.
“그럴 필요 없어···”
유미는 애써 태연을 가장하며 거절했다. 자존심도 상했다.
“지랄 같은 자존심 부리지 마라. 너에 관한 것이라면 내가 니 신랑보다도 잘 알거다. 난 평생 니만 보면서 살아왔다. 알겠냐?”
유미는 할 말을 잃었다.
어려서부터 졸졸 뒤를 쫓아왔다는 건 알지만, 성장해서도 그랬다는 게 정말이지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
“저, 정말로 그랬니···?”
“정말이잖고. 애들한테 물어 봐라. 사업하느라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란 내가 미쳤다고 동창회 나갔겄냐? 어떡해서라도 니 소식 알고, 니 만날 기회 만들어 볼려고 그랬지···”
유미는 새삼 경철이 다시 느껴졌다.
이렇게까지 나를 사랑해온 남자라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차라리 경철이와 결혼하는 게 더 나을 뻔 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그랬구나···”
유미는 이제 스스럼없이 경철의 손길과 입술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경철은 이제 그녀에게 예전의 ‘코보’가 아니라 어엿한 한 남자였다. 그것도 백마 타고 온 왕자처럼 멋진 남자로 다가왔다.
종이 아니라 주인이었다.
“일루 와봐. 내가 빨아줄게.”
유미는 자신도 믿기지 않을 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경철의 사타구니로 다가가 쪼그려 앉았다.
경철의 불기둥은 다시 힘차게 일어나 요동을 치고 있었다.
유미는 아까처럼 숨이 막히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우면서도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것을 붙잡고 어루만져 보았다.
한손으로는 겨우 삼분의 일도 붙잡을 수 없었다.
굵기는 한손으로 어찌 감당해 볼 수 있었지만, 길이는 그녀의 두 손으로 감싸도 머리가 남을 정도였다.
“너무해··· 이런 걸 나한테 넣다니··· 죽는 줄 았았단 말이야···”
유미는 자못 불만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잔뜩 교태가 담겨있는 어리광스런 말투였다.
그녀는 입술을 벌려 천천히 불기둥의 머리를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하··· 좋구나···”
경철이 중얼거렸다.
유미는 이제 준비가 된 상태여선지 숨이 막힐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는 경철의 거대한 버섯을 입에 문 채 혀를 굴려 핥기 시작했다. 더럽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경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남자의 그것을 정성을 다해 입안에 품었다.
그리고 지극한 마음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운 변화였다.
“야. 그러지 말고 일루 와봐. 나도 네 보지 먹고 싶다.”
경철이 다정하게 말했다.
“어, 어떻게···?”
유미는 순간 당황스러웠으나 이내 경식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리고는 순간 망설였다.
“얼른 이리 대 봐.”
경철이 채근했다.
유미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으나 잠자코 다리를 들어 경철의 몸 위로 걸쳤다.
이제 그녀의 은밀한 그곳은 경철의 얼굴 위에 있었다.
적나라한 모습을 보인다는 게 내심 부끄럽기도 했으나 한번 마음을 먹자 유미는 가슴 속에 차라리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차오르는 걸 느꼈다.
유미는 그렇게 자신의 은밀한 곳을 경철에게 맡긴 채 자신은 그의 불기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하읍···”
입안에 가득찬 경철의 불기둥은 뜨겁고 묵직했다.
유미는 정성스레 그것을 핥고 빨았다.
동시에 경철의 손길이 자신의 은밀한 꽃잎을 벌리는 게 느껴졌고, 뜨겁고 뭉클한 것이 깊은 샘 속을 파고들어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런 상태로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의 것을 탐닉했다.
어느덧 유미의 은밀한 샘 속에서는 다시금 뜨거운 온천수가 분출해 나오기 시작했다. 그곳이 움찔거려질 정도로 퐁퐁 샘솟아나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몸을 떨어야 했다.
“하··· 으응···”
유미는 어리광을 부리듯 가볍게 엉덩이를 비틀며 신음했다.
그러면서도 손바닥 안을 가득 채운 경철의 불기둥을 놓지 않은 채 열심히 입술과 혀를 놀렸다.
“자··· 이제 박아봐.”
경철이 그녀의 엉덩이를 슬그머니 밀어냈다.
“아, 너무 좋아···”
유미는 자신도 모르게 코맹맹이 소리가 나왔다.
입가에 줄줄 흐르는 타액에는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입가를 쓱 한번 훔치고는 몸을 돌려 경철의 사타구니 위로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다소곳하게 경철의 불기둥을 붙잡고 자신의 꽃잎 사이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어, 어흐흑···”
뜨겁게 불끈거리는 경철의 불기둥을 자신의 은밀한 샘 속으로 밀어넣는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 나왔다.
준비가 된 탓인지 이제 아픔보다는 빡빡한 충만감이 허리까지 차고 올라왔다.
“어, 어머··· 너무 좋아··· 어떡해··· 경철아···”
유미는 서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류처럼 짜릿한 감각이 온 몸을 관통하며 오가기 시작했다.
“야, 이년아. 아직도 경철이냐? 여보라고 해봐. 이제 넌 내 꺼니까.”
유미는 차마 여보라는 말은 꺼내기가 힘들어 망설여야 했다.
그러자 경철이 그녀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후려쳤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여보!”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한번 입에 올리자마자 여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튀어 나왔다.
“아흑! 여보! 여보! 어머···”
유미는 이제 자신의 몸이 시키는 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그곳에서 전해져 오는 감각의 정도에 따라 허리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그녀는 행여 부족할세라 있는 힘껏 엉덩이를 내리눌러 경철의 치골에 접근했다.
뿌리 끝까지 가득 남김없이 자신의 몸 속으로 불기둥을 품고 싶다는 열망 뿐이었던 것이다.
“으흐응··· 아흥··· 여보, 여보, 나 어떡해··· 엄머! 엄머! 흐흐응···”
유미는 마구 몸을 비틀며 신음을 흘렸다.
몸이 산산조각나 비눗방울처럼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유미는 어느 틈엔가 다시 오줌이 터져나올 것만 같은 느낌에 몸을 떨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새에 엉덩이 치켜 올리려던 참이었다.
“괜찮아. 그대로 싸.”
경철이 어느 틈에 눈치챘는지 그녀의 허리를 잡고 주저앉혔다.
“어, 엄마, 어떡해··· 나, 또... 아흐흑...”
유미는 불기둥을 속에 담은 채 오줌 아닌 오줌을 쭉- 쭈욱- 또다시 내뿜고 말았다.
한번, 두 번, 세 번··· 아까보다도 훨씬 많은 분량이었다.
그녀는 그것이 내뿜어져 나오는 동안 잠시 움직임을 멈추며 전율했다.
온몸이 오그라들며 정신이 혼미해졌기 때문이었다.
한번, 두 번, 세 번··· 그것이 내뿜어지는 순간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감전된 것처럼 찌르르 울리는 걸 느꼈다. 극한의 쾌감이었다.
“여, 여보··· 경철아··· 여보···”
유미는 분출이 끝나자마자 축 늘어지며 경철의 몸 위로 엎어져 버렸다.
“알았어, 이제 내가 싸줄게.”
경철이 몸을 굴려 그대로 그녀를 깔고 누웠다.
다시금 무거운 체중이 몸을 덮어오자 유미는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끼고 몸을 비틀었다.
“자··· 간다.”
이미 젖을 대로 젖어 벌렁거리는 그녀의 그곳에 불기둥을 밀어넣자마자 경철이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허억! 어, 어, 엄머, 엄머··· 아윽!”
유미는 자지러졌다.
자신도 모르는 새 허리가 들리고 두 다리가 허공으로 치솟았다.
경철이 그런 그녀의 두 다리를 잡더니 자신의 어깨로 걸쳤다.
그리고는 찍어누르듯이 덮쳐왔다.
“허억!”
유미는 눈을 부릅떴다.
반으로 접힌 상태에서 다가오는 경철의 불기둥은 사정없이 그녀의 내부 깊숙한 곳을 휘젓고 있었다.
번쩍 쳐들린 치골 위로 압박해오는 경철의 그것은 차라리 드릴이었다.
어떤 암석조차도 박살내 버릴 듯한 강렬함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어, 억! 흡! 엄마! 엄마! 나 몰라··· 여보··· 어흐응···”
유미의 신음은 이제 울부짖음이었다.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까마득한 허공, 아니면 깊이를 알 수 없는 새까만 심연··· 그녀는 뭐가 뭔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달아나 버릴 지경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경철이 와락 몸을 일으키더니 불뚝거리는 불기둥을 그녀의 얼굴 위로 들이댔다. 유미는 판단할 겨를도 없이 그것을 입에 물 수밖에 없었다.
쿨럭, 쿨럭···
입안으로 뜨거운 용암이 쏟아져 들어왔다.
유미는 자신도 모르는 새 그것을 받아 삼키고 말았다.
시큼하고 비릿한 냄새와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아앗··· 정말 좋다··· 최고야···”
경철이 소리질렀다.
남자의 정액을 먹어본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유미는 그런 자신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 사실이었다.
엉겁결이긴 했지만, 그녀는 지금 경철이 싸지르는 정액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고스란히 삼킨 것이었다.
“후우···”
경철이 불기둥을 거두어 들이며 긴 한숨을 내뱉었다.
“몰라··· 이게 뭐야··· 잉···”
유미는 입술을 훔치며 눈을 흘겼다.
“이쁘다, 내 여자. 하하···”
경철이 사랑스럽다는 듯 가슴을 어루만졌다.
“잘 먹는데? 신랑 꺼도 먹어봤어?”
경철이 다시 담배를 뽑아물며 물었다.
“몰라, 첨이란 말야··· 그런 게 어딨어··· 잉···”
유미는 얼굴을 가리며 투정스럽게 말했다.
“앞으로 많이 먹여줄게. 알았지? 오늘처럼만 해.”
경철이 손을 뻗쳐 유미의 그곳을 더듬었다.
“아직도 꿀물이 넘쳐나네. 흐흐···”
경철의 말에 유미는 부끄럽다는 듯 몸을 비틀었다.
아직도 불기둥의 뜨거운 여운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야, 너 앞으로 보지 간수 잘해. 알았지? 나 말고 딴 놈한테 줬다간 신문에 줄 알어. 알았냐?”
경철은 아직도 흥건히 젖어있는 그녀의 그것을 제 것처럼 마음껏 만져댔다.
“몰라···”
“모르긴 이년아. 넌 이제 나한테 길들여졌어. 알았냐? 가끔 내꺼 안 박으면 잠이 안 올걸? 흐흐···”
딴은 맞는 말인 듯싶었다.
유미는 남편의 그것과 경철의 그것을 자신도 모르는 새 비교해 보며 어쩌면 앞으로 경철이 없으면 어디서 이런 아찔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던 것이다.
경철의 것에 비하면 남편의 그것은 아직 어린 아이의 그것에 불과한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남편 밖에 몰랐기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이미 다른 남자의 살을 맛본 뒤였다.
그것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거대하고 우람한 그것을···.
“경철아, 너 정말 나 좋아해?”
사실 유미는 ‘나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쑥스러워 ‘좋아해?’라는 표현을 쓴 터였다.
“이년아, 보면 모르냐? 이것 봐라. 또 섰잖아. 그리고... 너... 날 어떻게 부르라고?”
“여, 여보...”
“그래야지...”
경철의 유미의 손을 잡아 끌어 자신의 불기둥 위로 가져갔다.
“어, 어머나!”
경철의 그것은 방금 전에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틈엔가 다시 빳빳해져 허공을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유미 네 보지 생각만 해도 이게 금방 서버릴 정도란 말이야, 이년아.”
“흥, 그럼 그동안 어떻게 살았대?”
“딴 여자랑 할 때도 니를 떠올렸지. 그럼 힘이 불끈 치솟으니까···”
“와이프가 그렇게 미인이라며··· 뭘···”
“야, 야, 말도 마라. 얼굴은 봐줄 만하지만 비쩍 말라 비틀어 가지고 할 맛인 안 난다. 여자란 자고로 이렇게 약간 통통하면서도 탄력이 있어야지···”
경철이 유미의 엉치를 토닥거렸다.
“게다가 말이야··· 난 니를 좋아하긴 했지만 니 몸이 이렇게 끝내줄 줄은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거든. 근데 너 정말 미치고 환장할 만큼 멋지다. 젖통도 큰데다가 탄력이 살아있고, 허리는 매끈하고 잘록하지. 더 멋진 건 니 보진데 말이야··· 나도 별별 여자 다 먹어 봤지만 니 같은 년은 진짜 첨이다. 물 많지··· 털도 아주 부드럽지··· 오르면 싸기까지 하지··· 오늘 벌써 몇 번을 쌌냐... 흐흐... 신음소리는 또 어떻고··· 사내 애간장을 다 녹여버릴 만큼 간드러지고 쌕쉬하지··· 하여간 넌 보물이다, 보물··· 어떡해서라도 니하고 결혼했어야는 건데··· 에이 씨발, 이럴 줄 알았으면 널 납치라도 해서 내껄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피이··· 그렇게 좋으면 진짜로 그러지 그랬어?”
“야, 씨발년아. 딴 년들은 다 그럴 수 있어도 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지. 넌 나한테는 천사였거든. 날개달린 천사. 난 니가 밥도 안 쳐 묵고 똥도 안 싸는 걸로 착각했다. 알았냐? 니는 나한테 천사였다니까··· 하, 참···”
“근데 이제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넌. 지금 이 순간이 믿어지지 않을 뿐이지··· 니가 유미 맞긴 맞냐?”
경철이 얼굴을 돌려 입술을 부딪쳐 왔다.
유미는 이제 거부하지 않고 경철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니코틴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는 경철의 타액을 거부감 없이 삼키고 있었다.
“너··· 이제 정말 내꺼야··· 알았지? 명심해라.”
경철이 다짐하듯 물었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는 깍듯이 서방 대접해. 알았냐? 한집에서 안 살 뿐이지. 넌 내 진짜 마누라고 난 진짜 니 서방이야. 알았지?”
“치이···”
“너, 맞을래? 난 좋을 땐 한없이 좋지만 삐딱하면 너, 죽는다. 알았어?”
“아, 알았어. 경철아.”
“호칭부터 바꾸라니까, 이년아. 서방 이름 함부로 부르는 년이 어딨대. 여보라고 불러. 말투도 경칭 쓰고.”
“아, 알았어요. 여보···”
유미는 얼굴을 붉히면서 시키는 대로 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경철의 불끈거리는 불기둥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유미는 정말 경철의 말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남편과 관계를 하고 난 날이면 더욱 그랬다.
남편은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했지만, 그날 이후로 유미는 경철의 그 거대한 불기둥을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그 아찔한 쾌감···
유미는 그것을 생각만 해도 아랫도리가 촉촉이 젖어오곤 했다.
때론 오금이 저리기까지 했다. 꿈에 나타날 정도였다.
경철은 일주일 동안 연락이 없었다.
유미는 오늘은 혹시나 하며 경철의 전화를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자 애가 달아올랐다.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도 그녀는 수 백 번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그러기가 얼마나 되었을까.
드디어 경철로부터 전화가 왔다.
“경철아.”
유미 반가움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경철의 이름을 불렀다.
“야 이년아. 말투 안 고쳐?”
경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여보···”
“그래야지. 흠, 당장 나와.”
“어, 어디로···요?”
“나 지금 니 아파트 앞이야. 내 차 알지? 얼른 나와.”
“옷 갈아입고···”
“지랄하네. 야! 지금 입고 있는 대로 나와. 씻지도 말고. 알았어?”
“알았어···요···”
유미는 그길로 집을 나섰다.
평소 가까운 마트에 들르는 것 정도만 허락되는 가벼운 차림새였다.
뭔가 하나 더 걸치고도 싶었지만 경철의 말을 어길 수가 없었다.
어쩐지 꼭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것이 어느 틈엔가 그녀의 머릿속에 잠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얼른 타.”
유미가 다가가자 경철이 문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
“연락 기다렸냐?”
경철이 물었다.
“네···”
유미는 자기도 모르게 대답해 놓고는 얼굴을 붉혔다.
“고년, 수줍어하긴··· 보지도 간수 잘 했고?”
“·······”
“간수 잘 했냐고!”
“네···”
유미는 고개를 숙였다.
만나자마자 말하는 투라니···
그러면서도 유미는 어쩐지 경철 앞에서 주눅이 들리는 것을 느꼈다.
“일루 와봐.”
경철이 어깨를 끌어당기더니 앞섶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었다.
“왜, 왜 이래, 대낮부터···”
“왜, 왜 이래? 이년이 아직도...”
“왜 이래요... 누가 본단 말에요...”
“이런 씨발년이! 가만히 안 있어? 누가 보면 어쩔건데?”
경철이 짐짓 화를 내며 유미의 어깨를 거칠게 잡아 안았다.
“여긴 아파트 앞이라구요...”
“안보여, 염려마. 썬팅이 진해서 밖에서는 암것도 안 보여.”
그러고보니 경철의 차는 썬팅이 아주 진했다.
안에서는 밖이 잘 보였지만 밖에서는 그저 새까맣게 보일 정도였다.
“어디 니 젖꼭지 잘 있었는지 보자.”
경철이 손을 집어넣어 브래지어를 밀어올리고는 그녀의 젖가슴을 마음껏 유린하기 시작했다.
“아, 아파요··· 살살···”
유미는 이제 경철에게 말할 때면 조심하고 있었다.
존댓말을 하는 게 익숙해져야 했다.
무엇이든지 처음이 어렵지 한번 길이 들면 쉬운 법이었다.
“흠··· 너, 신랑하고 몇 번했어?”
“네···?”
“나 만난 후로 신랑하고 몇 번 했냐고, 씨발년아.”
“말좀 예쁘게 하면 안 돼요?”
“이런 씨발년이, 콱! 내말투가 원래 그런데 어쩌란 말이야. 몇 번 했어?”
“두··· 아니, 세 번···”
“그래? 좋았어?”
유미는 아무 대답도 못 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좋았냐구!”
“그, 그저···”
“쌌냐?”
“네?”
“나랑 할 때처럼 쌌냐구, 이년아.”
“아, 아니오···”
유미는 얼굴이 홧홧거리는 걸 느꼈다.
“싸고 싶었지? 그래, 안 그래?”
“·······”
“또 싸보고 싶었지?”
“·······네...”
“그래, 이해한다, 이해해···”
경철이 가슴에서 손을 빼더니 이번에는 치마를 걷어 올렸다.
흔히 여자들이 집안에서 입는 긴 원피스 차림이었다.
실내복 겸 가까운 마트 같은 데는 나다닐 만한 옷차림이었다.
“여, 여보, 여기서 이러면···”
“확인만 할게, 이년아. 니꺼냐? 내꺼지.”
경철이 우격다짐으로 그녀의 다리를 벌리더니 팬티 사이로 거침없이 손을 들이밀었다.
“아···”
유미는 어쩔 수 없이 경철이 하는 대로 맡길 수밖에 없었다.
“흠··· 내 보지 잘 있군···”
경철이 적이 만족스러운 듯 말하더니 손을 꺼냈다.
그러더니 코 끝에 손을 대고는 킁킁 냄새를 맡는 것이었다.
“흠··· 말은 잘 듣는군.”
순간 유미는 쥐구멍에라도 찾아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경철이 시키는 대로 씻지 않은 채였던 것이다.
“말을 잘 들었으니까 상을 줘야겠지?”
경철이 양복 안부머니에서 봉투를 꺼냈다.
“열어봐.”
유미는 어리둥절한 채 봉투를 받아들고 내용물을 살펴보았다.
“어, 어머!”
유미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건 아파트 등기 서류였다.
옥자도 익히 알고 있는, 주변에서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00아파트였다.
그리고 소유권자 이름에 적혀 있는 것은 분명히 신유미 자신의 이름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렸다.
“여, 여보...”
“내가 말했잖아. 아파트 옮기라고.”
“이, 이걸···”
“야, 괜찮아. 그 정돈 암것도 아냐. 니 보지값으로는 그런 거 수백 개라도 부족해.”
“하지만···”
“부담갖지 마. 진작 연락하려 했는데 그 옆집이 안 팔겠다잖아, 색기들이.”
“그럼···?”
“그래. 그 바로 옆 것도 샀어. 웃돈 씨발 엄청 주고 샀다, 큭··· 이사비까지 다 대주고 말야.”
“그럼 당신도···?”
“천만에. 난 이사 안와. 그냥 빈 집으로 놔둘 거야. 니 만날 때만 쓸려구···”
“그럼···”
“그래. 난 가끔만 갈 거야. 대신 내가 원하면 넌 슬그머니 들어오기만 하면 돼. 알았지?”
유미는 경철의 치밀한 준비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알았냐구!”
“네···”
“그리고··· 내가 왜 너 입고 있던 그대로 나오랬는지 알어?”
“그, 그건···”
“가자. 옷 한 벌 사줄게.”
경철이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켰다.
“명색이 박경철이 세컨든데 어울리게 입어야지.”
유미는 그 말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세컨드··· 경철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말을 내뱉었던 것이다.
세컨드··· 유미는 속으로 그 말을 되씹어 보았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경철에게 끌려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기분 나쁘냐?”
경철이 눈치 챘다는 듯 되물었다.
“기분 나빠 하지 마라. 어쨌든 세컨드도 마누란 마누라니까.”
“그래도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지랄하네. 그럼 첩이러고 부를까? 아니면 이혼하고 정식으로 나랑 살래? 그럴 자신 없으면 끽소리도 하지마.”
“·······”
“난 쓸데없이 자존심 앞세우는 여잔 질색이야. 자존심이 밥 먹여 주냐? 사람은 주어진 조건 속에서 그냥 따라 살면 되는 거야.”
경철이 데리고 간 곳은 말로만 듣던 앙드레 최 의상실이었다.
내로라는 명사들만 단골로 출입한다는 바로 그곳이었다.
“따라와.”
“경철 씨···”
유미는 자신의 복장을 내려다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야, 괜찮아. 니는 그대로 들어가도 아마 제일 이뻐 보일 거야. 그냥 어깨 펴고 씩씩하게 따라와.”
유미는 마지못해 경철의 뒤를 따라 쭈뼛쭈뼛 샾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정장 차림을 한 종업원이 달려나와 안으로 모셨다.
“다 준비 되었습니다.”
“그래, 알았어.”
유미는 다시 한번 놀라 쓰러질 뻔했다.
거기에는 참으로 화려하면서도 멋들어진 옷이 마네킹에 걸쳐진 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니 사이즈를 짐작해서 내 맘대로 주문했다. 입어봐라.”
유미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첫눈에 보아도 자신의 사이즈와 거의 정확하게 맞춰진 옷이었던 것이다.
“이 쪽으로 오시지요, 사모님.”
유미는 종업원을 따라 갱의실로 들어갔다.
“벗으시고 갈아입어 보세요.”
유미는 롱 원피스를 벗고 종업원이 마네킹째 들고 들어온 옷을 입어 보려 했다.
“속옷까지 갈아입으셔야죠.”
“네?”
“남편 분께서 속옷까지 주문하셨거든요.”
종업원이 상냥하게 웃었다.
‘남편? 그리고... 속옷까지라구···?’
유미는 일순 얼굴이 뜨거워졌다.
종업원이 마네킹의 옷을 벗겨내자 정말로 아주 야하고 화려해 보이는 속옷이 마네킹 안에 걸쳐져 있었다.
슬립, 브래지어, 팬티···
유미는 다시 한번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유미가 속옷부터 하나하나 갈아입고 마침내 갱의실 문을 나서자 경철이 흐뭇한 웃음으로 맞았다.
“어때, 잘 맞는 거 같아?”
“네···”
유미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팬티는 물론이고 브래지어며 정장 드레스까지, 완벽하게 그녀 몸에 딱 맞는 옷이었다.
“거울좀 봐. 니가 얼마나 이쁜지···”
경철이 한쪽에 있는 거울을 가리켰다.
갱의실 안에서도 거울을 보며 탄성을 금치 못했던 유미였지만, 밝은 조명 아래서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본 그녀는 자신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멋진 여배우가 거울 속에 서 있었던 것이다.
“여, 여보···”
유미는 감동에 눈시울이 젖어왔다.
정말이지 이런 호사 대접을 받는다는 게 현실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네가 말만 잘 들으면 얼마든지 다 사줄게, 알지?”
경철이 다정스럽게 말했다.
종업원이 지켜보고 있어선지 말투가 전혀 달랐다.
“고, 고마워요··· 여보··· 말 잘 들을게요.”
유미는 자기도 모르게 경철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경철이 흐뭇한지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가자.”
유미는 순간 자신이 벗어놓은 옷가지에 신경이 쓰였다.
그러자 종업원이 어느새 준비해 두었는지 쇼핑백을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사모님.”
유미는 얼굴이 붉어진 채 쇼핑백을 받아들고 의상실을 나왔다.
“집에 데려다 줄게. 가자.”
유미는 하늘에 붕 뜬 기분이었다.
마치 공주라도 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옷이라면 수백만원은 나갈 텐데···’
유미는 자꾸만 옷값부터 계산되는 자신의 처사가 우스꽝스럽기만 했다.
“야, 어때. 맘에 드냐?”
경철이 웃으며 물었다.
“네··· 너무나 맘에 들어요.”
유미는 다소곳이, 그러나 조금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 눈썰미 좋지? 니 사이즈 안 재 보고도 척 알았잖아.”
“놀랐어요, 정말···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아셨어요?”